개요[편집 / 원본 편집]

압존법(壓尊法)은 듣는 사람을 기준으로 제3자를 높일지 말지 결정하는 한국어의 경어법 중 하나이다. 말하는 사람이 제3자보다 지위가 낮더라도, 그 제3자가 듣는 사람보다 지위가 낮으면 제3자를 높이지 않는 화법이다.

한국어의 복잡한 경어 체계 중에서도 특히 어려운 부분으로 여겨지며, 현재는 일상생활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.

어원[편집 / 원본 편집]

'압존법'이라는 용어는 '압(壓, 누를 압)'과 '존(尊, 높을 존)'을 합친 말로, 문자 그대로 '존대를 누르는 법'이라는 의미이다. 즉, 평소라면 높여야 할 대상이라도 상황에 따라 높이지 않는다는 뜻이다.

용법[편집 / 원본 편집]

압존법의 기본 원리는 다음과 같다:

  • 말하는 사람 < 제3자 < 듣는 사람의 관계에서 제3자를 높이지 않는다
  • 말하는 사람이 제3자보다 낮아도 제3자가 듣는 사람보다 낮을 경우 높이지 않는다
  • 듣는 사람이 최고 서열일 때 적용된다

예시[편집 / 원본 편집]

기본 예시[편집 / 원본 편집]

할아버지와 대화할 때:

  • 압존법 적용: "어머니가 만들어 준 김치볶음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."
  • 압존법 미적용: "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김치볶음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."

이 경우 어머니는 손자/손녀보다는 높지만, 할아버지보다는 낮은 지위이므로 할아버지 앞에서는 높이지 않는다.

기타 예시[편집 / 원본 편집]

  • 사장님과 대화 시: "부장이 말했습니다" (부장님이 말씀하셨습니다 X)
  • 교수님과 대화 시: "선배가 도와줬습니다" (선배님이 도와주셨습니다 X)
  • 어른과 대화 시: "형이 보냈습니다" (형님이 보내셨습니다 X)

적용 범위[편집 / 원본 편집]

압존법이 전통적으로 적용되던 상황들:

가정 내[편집 / 원본 편집]

  • 조부모 앞에서 부모 지칭
  • 부모 앞에서 형제자매 지칭 (연령차가 클 때)
  • 시부모 앞에서 남편 지칭

직장 내[편집 / 원본 편집]

  • 상급자 앞에서 중간 관리자 지칭
  • 임원 앞에서 팀장급 지칭
  • 사장 앞에서 부사장 지칭

군대 내[편집 / 원본 편집]

  • 고참 앞에서 선임 지칭
  • 간부 앞에서 부사관 지칭
  • 상급 장교 앞에서 하급 장교 지칭

압존법의 쇠퇴[편집 / 원본 편집]

쇠퇴 시기[편집 / 원본 편집]

압존법은 20세기 후반부터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했다:

  • 1980년대: 일반 사회에서 사용 빈도 감소 시작
  • 1990년대: 젊은 세대 사이에서 거의 사라짐
  • 2000년대: 가정 내에서도 사용 빈도 급감
  • 2010년대: 전통적 보수 집단에서도 사용 감소
  • 2015년 이후: 군대에서도 완전히 사라짐

쇠퇴 원인[편집 / 원본 편집]

압존법이 쇠퇴한 주요 원인들:

  • 민주화와 평등 의식 확산: 수직적 서열 문화의 약화
  • 핵가족화: 전통적인 대가족 문화의 해체
  • 서구 문화 유입: 개인주의적 가치관의 확산
  • 복잡성: 사용법이 복잡하여 학습과 전승이 어려움
  • 실용성 부족: 현대 사회에서의 실용적 가치 감소

현재 상황[편집 / 원본 편집]

  • 일상 대화: 거의 사용되지 않음
  • 공식 석상: 간헐적으로 사용되나 일관성 부족
  • 방송 매체: 드라마나 예능에서 코미디 소재로 활용
  • 교육 현장: 국어 시간에 이론으로만 다룸
  • 군대: 2015년 이후 완전히 폐지

언어학적 의의[편집 / 원본 편집]

압존법은 한국어 경어법의 특징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:

  • 상대 높임법객체 높임법의 복합적 적용
  • 사회적 위계를 언어에 반영하는 한국어의 특성
  • 화용론적 맥락이 문법에 미치는 영향
  • 언어 변화의 사회문화적 요인

관련 개념[편집 / 원본 편집]

각주[편집 / 원본 편집]